9월 30일자로 마지막 근무를 마쳤다.
나의 첫 직장은 외국계 리더십 컨설팅 회사였다.
입사할 당시 리더십 컨설팅 플랫폼 런칭을 준비중이었고
입사 한달 후쯤에 플랫폼을 오픈했다.
플랫폼을 오픈하고 나서도 굵직한 기능들의 업데이트가 계속되어서
입사 후에 끊임없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Django를 사용했고 Microservices Architecture 로 6개의 서비스를 관리했다.
처음 1년정도 사수분이 계실 때는 api를 만드는 것을 주로 했고
마지막 3개월정도는 내가 배포도 관리해야 했다.
회사에서 쿠버네티스와 도커도 사용하고 있어서
사비를 들여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도커/쿠버네티스 코스를 듣고 있었는데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다ㅠㅠ
그래도 배워두면 유용할 것 같아서 계속 강의를 듣는 중이다.
시작
서류를 붙은 4곳의 회사 중에 감사하게도 3곳에서 합격 소식을 들었다.
사실 내가 입사를 결정한 회사는 세곳 중에서 연봉이 가장 낮은 곳이었다.
가장 높은 곳과 500만원정도 차이가 났는데 그 당시 나에게는 적은 금액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꽤 고민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에 간 이유는
- 면접 과정에서 사수분이 가장 프로페셔널하게 느껴졌고 내가 제대로 답하지 못한 부분을 잘 설명해주셨다.
- Python과 Django 모두 비교적 최신 버전을 사용했고 Docker와 쿠버네티스 등 배우고싶은 기술들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었다.
- 외국계 회사에서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 실력을 늘리기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면접에서 만난 동료들이 모두 좋아보였다. 한 동료는 '휴가때 회사 가는 것과 사람들이 그리워진다'고 말했는데 그정도로 회사 분위기가 좋았다.
당장의 돈보다는 2년 후에 내가 성장해 있을것인가를 고려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좋은 선택이었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내가 부족해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은 있어도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은 없었다.
업무 과정이 효율적이었고 한사람 한사람의 동료들로부터 배울 것이 많았다.
무엇보다 사수분이 10년 경력이었는데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
두려움
처음 세달정도는 정말 고통스러웠다.
어쩌자고 겨우 이 정도 실력으로 취업을 한건지,
밥값도 못하는 것 같고 다른 동료들한테 민폐인 것 같아서 1일 1자괴감을 느꼈던 것 같다.
Microservices Architecture라서 서비스들이 여러개인데다
개발인원이 적었기 때문에 모든 서비스를 나와 사수분 2명이 관리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버그 하나가 생기더라도 한 서비스에서만 고치는게 아니라
다른 서비스에서 영향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서비스를 파악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4-5개월 정도는 거의 매일 출근 전에 일찍 여는 카페에 가서 회사 코드를 공부하고
퇴근 하고 나서도 밤늦게까지 코드를 봤다.
수습 기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조마조마한 3개월을 보냈던 것 같다.
다행히 수습이 끝나고 계속해서 근무할 수 있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준 동료분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성장
다행히 서비스들이 파악되고 일에 익숙해져갔다.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 고민하기도 했다.
초반에는 어떻게 해야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지 몰라서
너무 덜 고민하거나 너무 긴 시간을 고민해서 일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최대한 시도를 해보고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너무 긴 시간을 끌지 않고
어떠한 시도까지는 해봤는데 어느 부분에서 막혔고 어느 부분이 어렵다는 점을 나 스스로 확실히 하려고 했다.
수많은 삽질은 힘들기도 했지만
확실히 삽질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제 버그가 생기면 어떤 부분을 고쳐야하는지 짧은 시간 내에 파악할 수 있었고
새로운 기능이 추가 될때 온전히 내가 맡아서 하는 부분도 많아졌다.
이제야 밥값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안도했던 것 같다.
마무리
사수분이 좋은 기회로 이직 하신 후에 백엔드 개발자가 나 혼자밖에 없었기 때문에
맡아야 하는 책임이 커졌다.
기존의 CI/CD가 잘 되어 있긴 했지만 혹시 수정해야 할 부분이 생기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해결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마지막 몇달은 그 부분도 많은 공부를 했었다.
혼자 배포를 하다가 데이터를 다 날려먹는건 아닐까 무섭기도 했는데
다행히 큰 문제없이 마지막 세달 정도를 보냈다.
회사는 문을 닫게 되지만 우리가 만든 기술은 당분간 유지되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곳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왠지 열심히 키운 아이를 입양 보내는 기분이었다.
앞으로 계속 개발 일을 하면서 수많은 제품을 만나고 떠나보내게 되면
이런 섭섭함도 줄어들까.
우리의 노력이 아예 사라지기보다는 다른 회사에서라도 계속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직을 준비하면서 주기적으로 내가 맡았던 일들을 정리해놓을 필요성을 느꼈다.
막바지가 되어 clickup을 보면서 내가 해온 업무들을 정리해보려고 했지만
범위가 방대해서 짧은 시간에 끝내기가 쉽지 않았다.
다음 회사에서는 구체적으로 플랫폼과 코드들을 다시 살펴보며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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